2011년 1월 19일 수요일

정기권과 100엔샵 (Yu Jin Yi)



      일본은  물가가 비싼 나라이다. 특히 요즘은  한국 유학생들에겐 끔찍할 정도로 환율이  높아 생활비가 팍팍 나가는 것을  절감할 수 있는데, 환율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어찌됐건 일본의 물가는 높다. 얼마 전 Mercer Cost of Living Survey – Worldwide Rankings, 2009에서 세계의 모든 도시를 놓고 물가가 높은 순으로 순서를 매기는 자료가 난 적이 있었는데, 도쿄와 오사카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특히  비싼 것이 교통비와 생필품의 가격이다. 서울에서 대략 2000원이면 지하철 (그리고  환승을 이용해 버스)로 서울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갈 수 있는 것에 반해 도쿄에서는 2000원 (환율까지 적용하면 150엔정도 된다)으로 갈 수 있는 곳은 기껏해야 지하철 다섯 정거장 정도다. 생필품의 경우도 딱히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순 없지만, 한국에 비해 전체적으로 비싼 것이 사실이다.
      이  비싼 물가는 비단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인 당신들에게  조차도 이런 물가는 부담스러운지라  다들 어떻게든 절약하려는 것이 보이는데, 이런 비싼 물가를 비집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들이 바로 정기권과 100엔샵이다.
      한국에서는  정기권은 존재하긴 하지만 생소한 개념이다. 지하철과 열차 등에서 특정 구간을  특정 기간 동안 무한정 다녀도 가격이  일정한 표 같은 것인데, 한국에서는  그냥 일반 지하철 노선에서 별로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에  비해 일본에서는 정기권이 필수불가결할  정도다. 필자의 경우 필자가 사는 동네에서  대학교까지의 구간을 정기권을 끊어  생활하는데, 정기권을 끊지 않고 한  달을 생활하는 것에 비해 교통비가  거의 4만원이 넘게 차이가 난다.
      또  다른 틈새시장은 100엔샵들이 공략했다. 한국에는 일본 100엔샵 브랜드 중 하나 인 다이소가 들어와 있는데, 일본에는 그 밖에도 각종 100엔샵 브랜드들이 존재한다. 100엔샵에 가면 물건들을 전부 105엔 (세금 5엔. 사실상 105엔샵이긴 하다) 균일가에 판매하는데, 보통 시중에 있는 물품보다 가격도 싸고 질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 편이다. 일본인들이 생필품을 구매할 때 자주 들르는 곳인데, 비싼 물가를 생각하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대신 100엔샵이라고 무조건 싼 것도 아닌 것이, 시중에서 그저 80엔이면 구매 가능한 과자라던가 공책 들도 전부 100엔에 팔기 때문에 잘 비교해서 사야 된다.
      이  밖에도 일본은 비싼 물가 때문에  생겨난 틈새 시장들이 많다. 오카시노 마치오카 (おかしのまちおか) 라는 과자 전문점에 가면 거의 도매 수준으로 과자들의 가격을 낮춰 판매하곤 하는데, 이 또한 일종의 틈새시장 같은 것으로 (정기권과 마찬가지로) 비싼 물가에 대항하는 (?) 일본인들의 절약정신이 만들어낸 히트상품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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