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9일 수요일

원피스 루피와 GQ (Yu Jin Yi)


        벌써 몇년 전 일로 기억한다만, 일본에서 사실상 가장 유명하다 할 수 있는 만화책 “원피스” 시리즈가 연재 10주년차에 접어든 적이 있었다. 그때 일본의 모 신문사에서 장장 열 페이지에 걸쳐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들로 광고 겸 축하를 한 적이 있었다.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꽤나 큰 이슈였는데, 아무래도 만화 캐릭터가 신문 열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다는 점이 너무 인상깊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일본에서의  만화책과 만화캐릭터의 입지는 굉장히  탄탄해 보인다. 한국에서 만화캐릭터를  볼 수 있는 곳이라 하면 텔레비젼, 만화책방, 인터넷 등 그야말로 만화 그 자체를 볼 수 있는 전통매체가 거의 다 인것에 비해, 일본은 생활의 곳곳에 이른바 “아니메” 가 존재한다. 만화 캐릭터를 이용한 문구류, 의류 등 그런데로 평범한 것은 물론, 코스프레 (코스튬 플레이, 만화에 나오는 의상 등을 입고 만화 주인공을 모방하며 즐기는 활동), 메이드카페 등등 조금은 낯선 것들도 있다.
      한국에선  만화는 어린이들의 문화이다. 어른이 만화를  보는 것이 잘못됬다는 게 아니라, 아무래도 전반적 사회 분위기가 “만화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은 어린아이의 전유물” 이라고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처럼 전철이나 편의점에서 두꺼운 만화 월간지를 잡고 뚫어져라 읽고 있는 아저씨들을 보기는 힘들다.
      그래서  그런지 물건에 있어서도 만화 캐릭터를  이용해 광고하는 것은 대부분 아동물품이기  마련이다. 어린이 책가방이나 필기구, 장난감  등 어린 아이들이 사용하는 물건들에  익숙한 만화캐릭터들을 집어넣어 판매를  촉진하는 것이다. 그말인 즉슨 어른이 사용하는 물품에는 거의 만화 캐릭터를 이용한 광고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인데, 일본에서는 어른용 물품 광고에 각종 ‘아니메’캐릭터들이 이용되는 듯 하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모 생활용품점에 들어갔다가, 원피스 시리즈의 캐릭터들이 성인 남성용 면도기를 들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 것을 보고 의아해 한 적이 있다. ‘면도기?’하며 그 곳을 자세히 보니 면도기를 판매하는 코너였다. 뿐만 아니라, 한 유명한 성인 잡지 “GQ일본”에서는 원피스의 주인공 캐릭터 ‘루피’ 를 잡지 표지모델로 사용한 적도 있다. 그 외에도 아키하바라의 전자 상가 등에 가면 각종 만화캐릭터들이 컴퓨터 등 어린아이들 보단 어른을 주 고객층으로 삼는 물품의 광고를 도맡아 하고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특정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좋다거나  나쁘다고 비교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일본의 이러한 만화 문화가 바람직하다  혹은 아니다 라며 결론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만화는 어린아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깔려있는  한국사회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특이한  현상이 일본 열도에선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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